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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ink

IT_?

국민학교 2학년 때 였던가..국민학교 출신 마지막 졸업생
육군 장교이셨던 아버지가 군부대에서 전산처리용으로 쓰다 망가진 컴퓨터를
구경이나 하고 가지고 놀아보라며 집에 가져오셨다.

'와..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최신형(?) 컴퓨터라는 거구나...'
감탄을 금치 못했던 나는 모니터와 본체와 키보드를 맞는곳이다 싶은 곳에 연결하고
전원처럼 보이는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켰다.

무언가 많은 영문의 알 수 없는 글자들이 위로 올라가고 컴퓨터에선 "삑삑" 거리는 소리와 함께
화면은 정지 하고 무언가 깜빡 거리고 있다.


'.....어?'
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.
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가 '외국에서 나온거라 영어로 나온건가 보다 C다음에 D니까...'
하며 d를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.

난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서 몇날 몇일을 매일 저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며 즐거워 했다.
뭣도 모르고 모니터를 분해해보다가 죽을뻔 했던 아찔한 기억에도
그 즐거움은 당시 비석치기와 구슬치기를 버리더라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던 것 같다.

후에 베이직이라는 언어를 학원을 통해 배우며 차차 조금씩 이해....라기 보단 그냥 재밌게
즐겼던 것 같다.

뒤이어 애플, 386, 486, 펜티엄에 이르기까지 잘은 모르지만 컴퓨터라는 무언가 신기하고도
재밌는 기계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던 것 같다.

그 후로 인터넷이라는 신기한 공간에서 실수록 누른 오른쪽 마우스 버튼이
나의 관심도를 크게 높인 실수 아닌 실수였던 것 같다.

오른쪽 마우스를 눌러 나온 메뉴에 이해가 가지 않는 메뉴가 있었다.

[소스 보기]
'음..소스는 음식에 뿌려먹는건데.. 아! 이 페이지를 만드는데 재료가 된 무엇인가를 말하는가'
눌렀다...

그 때 부터였다.
아무것도 모르지만 뭔가 알아냈다는 뿌듯함에 혼자 그 소스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책을 읽었다.
정말 재미있었다. 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았다. 단지 내가 '재미있는 것, 좋아하는 것'
이라는 것을 찾은 기분에 나는 날아갈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.

그리고 학창시절.
전산실에서 무언가 하는 친구를 발견했다.
일단 키보드를 독수리로 치는 나와는 상반되는 속도의 타이핑과
무언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.
나중에 알고 보니 컴퓨터에 관련하여 수상성적은 물론 실력향상을 위해 상시 노력하는 친구.

언젠가, 그 친구를 찾아가 당당히 말했다.
"야 너도 컴퓨터 한다며?" 당시 친구는 내가 하는 말에 어의를 잃고 이자식 뭔가 대단한놈인가
했을 것이다. 허나, 난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의욕만 앞선 많은 사람들 중 얼굴이 철판인 놈에
불과했다. 

이후로 학창시절은 뭔가 전반적인 트리를 알지 못하는 난 항상 그 자리에 머물러 즐거움만
추구하려하다 허송세월로 보내게 된 듯 하고...
그런 내 모습을 본 부모님 또한 내가 컴퓨터 앞에만 앉았다 싶으면 화를 내셨다.

그 친구는 현재 개발자에서 기획자로 열심히 자신의 좋아하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
열심히 현재도 그렇게..

난 이후에 건설업계에서 나의 발전보다는 회사의 발전을 위해 수년간 일을 하며
내가 가장 재미있었던 것, 가장 좋아했었던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.

내 나이 스물아홉. 그리고 2011년의 상반기.
나는 의문이 들었다. 도대체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까?
무엇을 위해 달려왔지?
이 길의 끝에 나는 내 삶에 만족할 수 있을까?

왠지 선택의 기로에서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 난
과감히 직장을 그만두고 4개월간 열심히! 놀았다.

그리고 2011년 하반이 9월, 나는 부모님께 어릴적의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전향하는 시기가
지금이 아니면 아님을 선포(?)하고 공부를 시작했다.
아니.. 공부할 것이었으면 진작에 하지 왜 놀았냐고 하면
솔직히 놀아본적이 없어서 놀아봤다고.. 술 마시기밖에 더했냐 하면
솔직히 난 그게 내가 아는 유일한 노는 방법이라고..

어찌됐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했다.
학창시절 그닥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수학적 지식도 부족한 나는
이해하는데에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다.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.

사실 친구가 자신의 회사로 나를 불러 그 회사의 회의실에서
컴퓨터라는 것으로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한 것을 메모한
노트의 내용을 포스팅해놓고 기록하려 하였으나
쓰다보니 그저 지금의 나의 상태를 업데이트 한 것 같은 일기가 되어버렸다.

다음 포스트에 게시해야겠군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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